수암봉
수암봉은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수암동과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에 걸쳐 있는 해발 398m 바위산입니다. 본래의 산명은 독수리와 같다고 하여 독수리봉이라 불렀는데 조선 말엽에 이르러 산봉이 수려하므로 수암봉(秀岩峯)이라 칭하였다고 합니다. 수암봉은 한남정맥에 속합니다. 수원 광교산 → 형제봉 → 광교헬기장 → 무성봉 → 수암봉으로 이어져 뻗어내립니다. 대부분 편암 및 편마암류로 구성되어 있고 계곡지대에는 풍화에 약한 흑운모호상 편마암이 구성되어 있으며 수암봉 대부분은 얇은 토양층으로 덮여 있고 정상 부분은 암석이 노출되어 있어 가파른 절벽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부 골짜기를 따라서는 암괴류가 나타납니다. 삼림은 리기다소나무와 잣나무 등 침엽수림이 26%, 당단풍, 상수리나무 등 활엽수림 45%, 혼합림이 29%를 구성하고 있으며 꿩의비름, 강아지풀, 돌양지꽃 등의 초본류와 달맞이꽃, 개망초 등의 귀화식물도 눈에 띕니다. 또, 안산천(安山川)의 발원지이며, 과거 안산시의 중심 지역으로 안산읍성 및 관아지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수암봉에서 흘러내린 안산천은 지장골에서 수암저수지를 만들고 다시 흘러 장하동을 거쳐 시화호로 흘러들어 갑니다.
위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수암동과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과의 경계에 위치
높이: 398m
산행거리: 왕복 1.8km
산행시간: 50분(휴식시간 포함)
네비검색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병목안로 461 수리산 도립공원 병목안주차장
《산행시작》
병목안 입구에서 문둥이 바위, 돌석도예박물관, 최경환 성지를 거쳐 수리산 제3 산림욕장인 수리산 도립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수리산 도립공원 병목안주차장은 주차공간 충분하고 주차 부족시 전방 20m 앞에 제1주차장도 있습니다. 주차비는 무료입니다.
화장실은 깨끗합니다. 이곳에서 수리산 태을봉과 슬기봉 가는 코스도 있습니다. 저의 집은 병목안 시민공원 앞입니다. 몇 년 전까지도 새벽마다 이곳까지 뛰어오거나 사이클을 타고 와서 철봉 운동과 수암봉이나 슬기봉까지 뛰어다녔던 추억의 장소입니다. 슬기봉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물은 수량이 풍부하고 하절기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곳 주차장 위쪽 20m 전방에 사방댐을 만들어 미니댐 역할을 하여 항상 물이 풍족한 곳입니다. 여름철 피서 시에는 수암천 계곡물이 시원하여 캠핑가족들이 계곡 주변에 텐트를 치거나 캠핑카를 주차하고 숙박을 합니다. 식사 때가 되면 안양시에서 짜장면 배달 오는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주문음식을 배달하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그 캠핑가족들이 이 화장실을 사용합니다.
수암봉 올라 가는 입구에 제단이 있습니다. 이 길은 안산장터로 가는 길 중 제일 가까운 지름길입니다. 병목안과 담배골에 사는 분들이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가지고 안산장으로 갈 때 이고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천지신명님께 마을의 평화와 고개를 안전하게 넘어 다니며 장사도 잘되게 해달라고 기원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암봉 가는 돌계단 길입니다. 옆에는 계곡물이 흐르는 곳인데 가물어서인지 졸졸 흐릅니다. 이 돌계단 길로 안산 장터에 가서 팔려고 봉다리 봉다리 짐을 싸서 아버지는 지게로, 어머니는 머리에 메고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런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눈이 짠하여 전혀 힘들지가 않았습니다.
수암봉 계곡은 물수량이 많은 곳인데 거의 말라있습니다. 철철 넘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산짐승들도 마음이 풍족해지고 무척 좋아할 텐데요.
왼편으로 가면 수암봉 0.54m 남았고 오른편으로 가면 태양산을 거쳐 최경환 성지와 담배골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태양산은 최경환 성지 뒷산 이기 때문에 조용히 사색하거나 동. 식물을 관찰하고 싶은 등산객들은 이곳을 찾기도 합니다. 또 산림이 울창하여 마음이 힐링되는 아주 좋은 산봉우리입니다. 산이름같이 태양이 비치면서 모든 동. 식물에게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것 같아 아름답고 풍족함이 넘치는 산인 것 같습니다. 최경환 신부님의 희생 덕분일까요. 천주교인들의 기도 덕분일까요.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일까요.
왼편은 헬기장을 통해 정상가는 길이고, 오른편은 정상에 바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헬기장은 패스하고 최단코스 길로 갑니다. 헬기장을 거쳐 좌측으로 가면 서래봉을 거쳐 슬기봉으로 가는 길과도 연결됩니다. 그 길이 한남정맥 길이라 운치도 있고 마음이 평온한 길입니다.
곧 능선길이 나타나며 소나무길로 이어집니다. 이곳 병목안은 낙락장송의 소나무가 많아 일본인들이 무작위로 벌목을 해가 지금은 얼마 남아 있지 않습니다. 문둥바위 위쪽 등산로로 오르면 그곳에 많은 낙락장송 소나무들이 군집하여 있습니다. 어떤 폐암 4기 환자가 있었는데 소나무에서 나오는 향기로 치유를 받겠다며 자기 자리를 만들어 놓고 낮에는 그곳에서 생활하다 저녁에 귀가하였던 분도 있었습니다. 완쾌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효능이 대단히 좋은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도 소나무에서 나는 향내음과 피톤치드가 많이 방출되는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너무도 신선하고 깨끗하고 향기롭습니다.
사거리 쉼터에 멋진 장송이 있어 그늘이 되어줍니다. 마음의 평화를 찾고 돌아갑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아침에 산에 올랐다가 도시락 먹고 저녁에 퇴근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암릉지대입니다. 안산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에서는 암벽길이 있을 정도로 큰 암반으로 이루어진 산입니다.
수암봉 정상전 이름 모를 암봉들도 있습니다.
이제는 이곳에서도 단풍이 물들어갑니다. 10월 말경이면 이곳도 아름다운 단풍이 들 것 같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폭염으로 무더웠는데 계절 앞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정상입니다. 북쪽 안양 쪽으로는 관악산, 청계산, 관모봉이 보이고, 동남쪽으로는 태을봉, 슬기봉으로 이어지는 한남 정맥길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 정맥길은 서북쪽으로 이어지면서 양지산으로 달리다가 강화도 앞 문수봉에 이르러 바닷속으로 잠수합니다. BAC인증지 이기에 사진촬영과 인증등록을 하고 감사기도 후 왔던 길로 원점회귀합니다.
하산하면서 수리산 슬기봉을 바라봅니다. 한남정맥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태을봉입니다. 옛 기록에 보면 수리산의 옛 이름이 태을산이었다고 합니다. 태을 (太乙)의 의미는 동양사상에서 우주의 본체 즉 천지만물의 출현 및 성립의 근원을 뜻하며 풍수지리에서는 큰 독수리가 두 날개를 펼치고 날아 내리는 모습을 매우 귀하게 보는데 그런 현상을 천을봉, 태을봉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수암봉에서 보는 태을봉의 모습이 웅장해 보이고 그 뒤로 관악산의 모습도 겹쳐 보입니다. 또, 수도권 제1순환순환고속도로도 보입니다.
잣나무 숲에서 아내는 열심히 잣을 줍고 있습니다. 산책 나온 어리신들의 배낭도 두둑합니다. 이곳에 1961년 경기도 임업시험장에서 잣나무 약 1,000그루 정도를 식수하여 울창한 잣나무 단지를 만들었습니다. 10m 정도의 높이를 가진 근 80살 정도의 잣나무는 청설모들의 놀이터입니다. 청설모들이 잣을 다 떨어뜨려 놓으면 동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배낭가방에 하나 가득 주워가서 잣씨를 빼어 드시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십니다. 아내도 몇개 주운 모양입니다. 귀여운 얼굴이 대만족입니다. 싱글벙글!
수리산 최경환 성지까지 잣길과 산책로 테크길을 따라 걸어왔습니다. 최경환 성인 고택 성당을 중심으로 순례자 성당과 부속 건물들이 있고 병목안 계곡 건너 산비탈에 묘역과 십자가의 길 야회 미사터가 조성된 성지가있습니다. 수리산성지 성당의 붉은 벽돌은 순교자의 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저는 산책길을 따라 왔지만 성지를 오시는 분들은 성지에는 주차장이 없으므로 수도권 제1순환순환고속도로가 지나는 교각 아래 무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간이 화장실도 있으며 주차장에서 최경환 수리산 순교자성당까지의 거리는 약 10m 정도로 가까운 편입니다. 성당 앞에는 성인 최경환 프란치스코와 복자 이성례 마리아를 비롯하여 순교자 생애가 적힌 헌양비가 있습니다.
오늘은 고택성당이 아닌 이곳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모양입니다. 경건한 미사 중이라 바깥에서 살짝 촬영을 하고 초상권 침해로 혼날까 봐 얼른 자리를 떠났습니다.
고택 성당은 최경환 가족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터만 남은 옛 집터에 성인과 가족을 기리고자 2006년 고택을 짓고 성당을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고택 성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다란 복도에 성인과 이성례 마리아 복자의 초상화가 걸려있습니다. 박해의 위험에 강원도와 경기도 등지로 거처를 옮겨다니다가 수리산 뒤뜸이에서 교우촌을 형성하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체포된 이성례 마리아는 고된 고문과 형벌 끝에 참수형을 받아 순교하였습니다. 최경환 프란치스코는 충청도 청양 다락골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이성례 마리아와 혼인하여 6형제를 두었습니다. 장남은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입니다. 박해가 일어나자 신앙생활을 위해 가족을 이끌고 경기도 안양의 수리산 골짜기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척박한 땅을 일구고 담배를 재배하면서 새로운 교우촌을 일궈 나갔습니다. 또한 공소 회장직을 맡아 항상 종교 서적을 읽고 가난한 처지에서도 자선을 베풀었으며 새 신자들을 환영하고 그들이 생활 터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옥에 갇힌 사람들을 돌봐주고 순교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도 그들의 몫이었습니다. 1839년 기해박해에 체포된 프란치스코는 아들을 신학생으로 보냈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더 가혹하게 옥고를 치르다가 1839년 9월 12일 옥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그 당시 일구었던 담배밭은 지금은 남아있지는 않으나 태양산 올라가는 골짜기에 가보면 이곳이 담배 밭이었겠다 하는 곳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역사학자들이나 천주교 재단에서 발굴하여 보전해 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성인의 묘가 있는 최경환 성지는 고택성당 맞은편 병목안계곡을 가로지르는 경환교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경환교 밑의 수암천 물이 청계수처럼 맑고 깨끗하여 버들치들이 무리를 지어 유형하고 있어 평화스럽습니다.
수리산성지 십자가의 길입니다. 기도문이 적힌 비 옆으로 난 계단에서부터 십자가의 길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수난에서 부활까지 조각작품으로 묘사된 십자가의 길을 걷다 보면각 기도처마다 설명글이 있어서 종교인이 아니어도 이해하기 쉬웠고 거룩한 성지이기 때문에 경건한 마음으로 십자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주님 가신 길 십자가에 길 이란 복음성가를 마음속으로 불러 보았습니다.
최경환 성지 십자가의 길 끝에 넓은 반원형의 야외 미사터를 지나면 가장 위쪽에 성인의 묘와 성모동굴이 있습니다.
담배골과 수암봉에 들어가려면 이 문둥바위를 지나야 합니다. 문둥바위 옆에는 그 유래가 적혀있습니다. 이곳부터 병목안이 끝나고 담배촌 시작을 알리는 바위입니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문둥이들이 살았다는 설과 담배촌에 사는 천주교인들이 일반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헛소문을 냈다는 설도 있습니다. 옛날 천주교인들이 이 바위를 지나 현재 돌석도예박물관 근처에 있던 고욤나무(수령 100년. 현재 남아 있지 않음)가 보이면 '이제 집에 도착했구나"하고 안심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바위가 개울까지 닿을 정도로 커서 손수레가 겨우 지날 정도의 좁은 길이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수리산 아름드리 벌목을 위해, 6.25 전쟁 이후에는 미군통신부대(현재 공군부대 자리)가 들어오면서 바위를 깎아 점점 작아졌다고 합니다. 오늘 아내와 함께 수암봉과 최경환 성지를 다시 걸어보았습니다. 집 앞에 있어 매일 대하는 곳이지만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같지 않습니다. 평화스럽게 바라보면 마냥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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