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생계령
백두대간 생계령은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와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를 연결하는 해발 640m의 고갯길로 임계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옥계지역의 감, 소금, 해산물 등이 교류되었던 교통로였습니다. 생계령은산계리로 넘나드는 고개라 하여 '산계령'이라 일컫던 것이 강릉 사투리인 '생계령'으로 불렀다는 것이 유력한 지명유래입니다. 또 옛날에 지관이 닭 두 마리를 울게 한 뒤 묘터를 잡았다 하여 '쌍계령'으로 부르던 것이 생계령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생계령의 동쪽으로는 해안으로 산맥이 흘러내리는 형상이며, 서쪽으로는 석회암이 용해. 침전되어 생기는 카르스트지형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석병산, 남쪽으로는 지병산이 위치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대규모 석회광석 개발로 인해 자병산이 훼손되어 백두대간 마루금이 단절된 구간입니다. 생계령은 북쪽으로는 석병산(石屛山, 1055.3m), 남쪽으로 자병산(紫屛山, 873m)을 끼고 있습니다.「생계령 영밑마을」은 한국전쟁 때 국방군과 인민군이 싸웠던 전쟁터였습니다. 그 결과로 생계령 마을 여기저기에는 많은 전사자의 시체로 다리를 놓았었고 몇 년 전에는 전사자의 유해발굴도 있었습니다. 또 영마루에는 돌무지가 하나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돌 하나를 주워 이 돌무지에 던지면서 무사히 올라왔음을 신께 감사드리고 내내 무사하기를 빌었다고 합니다. 임계는 영서지방이라 영동지방인 옥계와 기온차도 많고 바람도 매우 세며 겨울에 눈도 많이 내립니다. 추석 때만 되어도 생계령을 넘어가면 초겨울 날씨라고 합니다. 떡갈나무잎이 바람에 와삭와삭 소리를 내어 더 춥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름에 영마루에 올라서면 동해바다가 보이고 이마에 흐른 땀을 시원하게 씻어줍니다. 이러한 기온차 때문에 정선지방에는 감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영밑마을에서 감을 따서 임계장에 팔러 가는 아낙네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위치: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와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의 경계
높이: 640m
산행거리: 왕복 1.37km
산행시간: 20분(휴식시간 포함)
네비 검색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12-2(다리 건너 택시가 서있는 파란색 물탱크)
《산행시작》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12-2의 네비검색지는 이곳으로 나타나는데 조금 더 들어가 앞에 보이는 파란 물탱크까지 들어가십시오. 바닥노면은 지난 장마철 때 토사가 씰려 내려와 무척 질고 바퀴가 헛돌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곳에서 직진으로 가시면 안 되고 다리를 가로질러 택시가 서있는 파란 물탱크 통 앞에 주차하셔야 합니다. 개인 소유의 밭길이라 주인이 계시면 사전 양해를 구하셔야 합니다. 저는 주인을 못 만났지만 산악인들의 말을 들으면 흔쾌히 허락해 주시고 주인이 없으면 농사에 방해되지 않고 다른 차량이 잘 다닐 수 있게 길옆에 주차하고 빨리 다녀오시면 된다고 합니다. 이곳에 약 3대 정도는 주차할 수 있습니다. 제가 추차 할 때는 택시가 1대 주차되어 있었고, 생계령 올라가는 길에서 50대 남성과 아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이 택시를 타고 온듯합니다. 대학생 정도의 아들과 생계령 등반을 하는 것을 무척 대견스럽게 생각하셨습니다. 물론 아들 자랑도 하셨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석병산이라고 하시며 하산하셨습니다. 얼마나 아들과 산행하는 것이 좋았으면 저렇게 택시를 대절하여 왔을까 생각하며 행복해하는 아버지의 부성애가 부러웠습니다.
이 대형 물저장통을 보니 마음이 안심이 됩니다. 생계령 들머리로 들어가는데 꼭 확인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다른 곳처럼 특이한 지형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산촌 농촌 지역에서는 이런 물저장 탱크 밖에 없고 파란색이냐, 검은색이냐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사실 이곳까지 차로 진입하여도 되는데 바닥이 칡넝쿨로 우거져 차량바퀴에 걸릴까 봐 들어오지를 못합니다. 겨울철에는 들어와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돌계단 숲길이 나타납니다. 옛날에 이 길을 통해 물건을 머리에 이거나 지게에 담아 나르며 동네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아내와 자녀들이 함께 넘었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 정감을 느낍니다. 지금은 인구가 소멸되는 지역이라 잡초만 우거졌지만 그때는 참 정겨웠을 것입니다. 저의 입가에 웃음이 번지자 아내도 같은 생각을 해서인지 즐거워하며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산행거리 20분입니다.
고랭지 채소밭에서 몇 분 걸리지 않고 정상에 도착하니 평지 같은 기분이었으나 이곳은 해발 640m 고개입니다.
칡넝쿨로 우거진 숲 속 길을 둘러봅니다. 백두대간 길입니다. 이곳으로 가면 석병산 등산로가 있고, 저쪽으로 가면 백복령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몇 년 전이 백두대간 코스로 산행하였던 기억을 회상해 보고 백두대간 길을 다시 올라서서 바라보았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백두대간길 만세입니다. 아내도 똑같이 만세 하였습니다. 정상에는 백두대간의 큰 표지판이 있습니다. 아내와 이 커다란 표지판을 붙들고 지금까지 정복하였던 백두대간의 산들을 이야기하고 또 통일이 되어 지금 대한민국의 끝산 향로봉을 거쳐 백두산까지 올라가게 해 주시고 , 핍박받고 있는 동족들에게도 자유를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BAC 인증지라 사진촬영과 인증 등록을 마치고 원점회귀 하산을 하였습니다. 하산 길목에는 온통 고랭지 양배추밭입니다.
포기가 튼실합니다. 농사 지으시냐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거름도 많이 주고, 농약도 많이 주어야 상품성이 있어 잘 판매된다고 합니다. 건강한 식품 즉 유기농을 먹어야 하는데, 거름을 적게 주고 농약도 거의 안 주고는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양배추들이 고랭지 자연친화적 채소라고 믿고 비싼 가격에 구입하여 사 먹는데 이제는 저희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내려왔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백복령입니다.
백복령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과 정선군 임계면 사이에 위치한 해발 780m의 고개입니다. 이곳에 복령이라는 약초가 있는데 이중에서도 흰 복령이 많이 자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복령은 소나무의 신성스러운 기운이 땅속에 스며들어 뭉쳐졌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여겨졌으며 주먹크기의 복령을 차고 다니면 모든 귀신과 재앙을 물리 친다고 합니다. 또 백복령을 올라가려면 백번을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해야 한다는 설과 봉우리가 백개라서 백복령이라는 설 등 이 있습니다. 또 이곳은 북평시장에 소금 사러 간 남편을 걱정하며 부른 정선 아리랑의 유래지이기도 합니다. "우리 댁의 서방님은 잘났든지 못났든지 얽어매고, 찍어매고, 장치다리 골배팔이... 백복령 굽이굽이 부디 잘 다녀오세요". 정선 아리랑 가사 중 한 구절입니다. 지금도 동해 신흥마을 뒷산에 가면 백복령 옛길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재작년 아내와 생계령을 갈 때 백복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녀온 적이 있어 이곳까지 와서 그냥 가면 되겠느냐며 백복령 기념비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백복령 쉼터에서 힐링을 하면서 오늘 산행 일정을 마쳤습니다. 백두대간 마을에 사는 분들이 생계를 위해 다녔던 생계령과 백복령의 길을 걸어보면서 선조들의 문화와 그들이 즐거워했던 일들, 어려워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고 같이 그 시대로 돌아가 호흡을 나누었던 귀한 산행이었습니다. 오늘은 산행이 일찍 끝나 영월 골마차에서 농장을 하는 처남집에 가서 복숭아 따는 일을 거들어 주어야겠습니다. 영월 근방의 산을 산행하기 위해 영월에서 보름살이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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